반도체

<반도체 역사 12> 파운드리 삼국지 — 초미세 공정과 GAA 기술 패권 경쟁

writeguri5 2026. 9. 1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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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가지 흐름이 반복된다. 바로 더 작게, 더 빠르게, 더 적은 전력으로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해 왔다는 점이다.

특히 2010년대 이후에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능력만큼이나 설계된 칩을 얼마나 정밀하게 생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이 과정에서 파운드리 시장의 중심에는 TSMC, 삼성전자, 인텔이 자리 잡으며 초미세 공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3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으로 진입하면서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만으로는 성능과 전력 효율을 계속 개선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새로운 핵심 기술로 등장한 것이 바로 GAA, 즉 Gate-All-Around 기술이다.

 

 

 

 

파운드리란 무엇일까?

 

파운드리란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실제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로 나눌 수 있다.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의 구조와 회로를 설계하면 파운드리 기업은 이를 실제 웨이퍼 위에 구현해 반도체 칩으로 생산한다.

 

스마트폰 AP, GPU, AI 가속기, 자동차용 반도체 등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의 중요성도 크게 높아졌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는 막대한 투자와 고도의 제조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반도체 설계 기업이 전문 파운드리 기업에 생산을 맡기는 구조가 확대됐다.

 

 

 

TSMC가 이끈 파운드리 산업의 성장

 

파운드리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TSMC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TSMC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뒤 생산하는 방식보다는 고객이 설계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사업 모델을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구조는 팹리스 기업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설계 기업이 직접 대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하지 않아도 첨단 공정을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수요도 증가했고, 첨단 파운드리의 중요성 역시 커졌다. 이후 AI,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은 반도체 산업 전체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도전과 GAA 기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주목받은 부분은 기존 FinFET 이후의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GAA는 게이트가 반도체 채널을 더욱 효과적으로 감싸는 구조다. 초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트랜지스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이 중요해지는데, GAA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nm급 공정에서 GAA 기술을 적용하며 새로운 트랜지스터 시대를 앞당기는 데 주력했다. 이는 단순히 반도체의 크기를 줄이는 경쟁을 넘어 트랜지스터 자체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기술 경쟁이라는 의미가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재도전

 

한동안 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가 중심이었지만, 여기에 인텔도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인텔은 전통적으로 CPU를 설계하고 직접 생산하는 IDM 방식의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의 변화에 맞춰 외부 고객을 위한 제조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인텔의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 가운데 하나가 RibbonFET이다.

RibbonFET은 GAA 계열의 트랜지스터 구조로 볼 수 있다. 기존 구조보다 채널에 대한 게이트 제어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 초미세 공정 시대의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을 목표로 한다.

 

결국 TSMC, 삼성전자, 인텔은 서로 다른 사업 구조와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첨단 공정과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이라는 공통된 경쟁 영역에서 만나고 있다.

 

 

 

 

왜 GAA가 중요한가?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트랜지스터 구조도 계속 변화해 왔다.

초기에는 평면형 트랜지스터가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평면 구조만으로는 전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한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후 등장한 것이 FinFET이다. 채널을 지느러미처럼 세우고 게이트가 여러 방향에서 채널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다음 단계로 등장한 것이 GAA다.

 

GAA는 게이트가 채널을 사방에서 감싸는 구조를 통해 전류 흐름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초미세 공정에서는 트랜지스터가 작아질수록 원하지 않는 전류가 흐르는 누설전류 문제가 중요해진다. GAA는 채널 제어 능력을 높여 이러한 초미세 공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GAA의 핵심, 나노시트 기술

 

 

GAA 기술에서는 나노시트 구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노시트는 매우 얇은 반도체 채널을 여러 층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트랜지스터의 전류 구동 능력과 설계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초미세 공정 경쟁은 이제 단순히 몇 nm인가라는 숫자의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트랜지스터 구조, 전력 효율, 성능, 웨이퍼 수율, 생산 비용, 설계 생태계, 고객 확보 능력 등 다양한 요소다.

따라서 같은 3nm 또는 2nm라는 이름을 사용하더라도 실제 공정의 특성과 성능을 단순하게 비교하기는 어렵다.

 

 

 

 

 

 

 

3nm 이후, 2nm 시대의 경쟁

반도체 업계에서 7nm, 5nm, 3nm, 2nm와 같은 공정 노드 명칭은 기술 세대를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으로 사용된다.

다만 오늘날의 공정 노드 숫자를 실제 트랜지스터의 특정 물리적 길이와 완전히 동일한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해당 공정에서 얼마나 높은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지다.

2nm급 공정으로 넘어가면서 GAA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TSMC도 차세대 공정에서 나노시트 기반의 GAA 구조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GAA 기반 초미세 공정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 역시 RibbonFET을 중심으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작은 공정 숫자를 먼저 발표하느냐보다 누가 첨단 기술을 안정적으로 실제 제품 생산에 적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짜 승부처는 수율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곧바로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율이다.

수율이란 생산된 반도체 가운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웨이퍼에서 생산된 칩 가운데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칩의 비율이 높을수록 생산 효율도 높아진다.

첨단 공정은 제조 과정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기술을 개발한 뒤에도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파운드리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발표가 아니라 공정 개발, 시제품 생산, 수율 개선, 대량 양산, 고객 확보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에서 결정된다.

 

 

 

 

AI 시대가 바꾼 파운드리 경쟁

 

최근 파운드리 경쟁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AI 반도체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하면서 GPU와 AI 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높은 연산 성능과 함께 전력 효율도 중요하다. 대규모 AI 시스템은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된다.

 

이 때문에 첨단 미세공정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동시에 이제는 반도체 제조공정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GPU나 AI 가속기와 HBM 같은 고대역폭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반도체 경쟁은 미세공정, 트랜지스터 구조, 첨단 패키징, HBM, 설계 생태계가 서로 연결되는 종합 기술 경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파운드리 삼국지의 핵심은 무엇일까?

 

 

TSMC는 전문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생산 생태계와 대규모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첨단 파운드리와 GAA 기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인텔은 기존 IDM 기업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차세대 제조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세 기업의 사업 구조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된 목표는 분명하다.

더 작고, 더 빠르며, 전력 효율이 높은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GAA 이후에는 무엇이 올까?

 

 

반도체 기술은 GAA에서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차세대 기술 가운데 하나로 CFET, 즉 Complementary FET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

CFET은 n형 트랜지스터와 p형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적층하는 방식으로 집적도를 더욱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술이다.

반도체의 발전 방향도 단순히 평면에서 더 작게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더욱 정교한 구조를 만들고 수직으로 적층하는 방향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후면 전력 공급 기술, 첨단 패키징, 칩렛 기술 등도 미래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마무리

 

 

파운드리 산업의 역사는 단순히 반도체를 작게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과거에는 미세한 회로를 얼마나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트랜지스터 구조와 수율, 전력 효율, 생산 능력, 첨단 패키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GAA는 초미세 공정 시대의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TSMC, 삼성전자, 인텔은 각각 다른 사업 구조와 기술 전략을 바탕으로 차세대 반도체 공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에서는 2nm 이후의 GAA 기술뿐 아니라 후면 전력 공급, 첨단 패키징, 칩렛, HBM 등 다양한 기술이 서로 연결되며 새로운 반도체 경쟁 구도를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파운드리 삼국지의 핵심은 단순히 누가 가장 작은 공정 숫자를 발표했는가에 있지 않다.

누가 첨단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높은 수율과 생산성을 확보하며, 고객이 원하는 복잡한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

 

 

바로 이것이 초미세 공정 시대, 파운드리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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